처음 연구실에와서 논문은 읽는 것은 아마 어려운 일로 여겨질거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처음 연구실에 왔을때, 하루종일 논문을 보면서 이해도 못하고 자신감만 떨어졌던 기억들이 떠오르네요. 이후에 선배들과 이야기도 하고 다른 대학원생들의 방법도 찾아보면서 나름대로(?) 터득한 방법을 여러분들께 전달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알려드린 방법은 절대 정답은 아닙니다. 개개인마다 잘 맞는 방법이 있을뿐 정담은 아니니 각자 참고하여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 보면 좋을것 같습니다.
참 이상하게도 공학논문은 흐름대로 읽으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Nature 논문 혹은 Science 논문을 보면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탑티어 저널들은 방법론 설명은 마치 부록처럼 맨 마지막에 놓여있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방법론은 중요하지 않는겁니다. 핵심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것보다 이 연구의 차별성 임팩트를 보기에는 중요하지 않은거죠.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정의하는 인트로 이후에 바로 결과를 보여주며 우리 연구가 엄청나다 이런식으로 전개가 됩니다. 저는 이게 아주 중요한 관점을 우리에게 준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논문을 읽는 사람 입장에서 수식을 하나하나 이해하는거는 말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에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중요한지는 쉽게 판단할 수 있죠. 이처럼 우리는 전략적으로 공학 논문을 읽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Science 논문 예시
First step - 논문의 아이디어만 참고 [초록/ 인트로/ 결론/ 참고문헌]
Second step - 논문의 수식적인 디테일 제외하고 이해 [방법론 / 결과]
Third step - 논문의 수학적인 증명 및 방법론을 완벽하게 이해 [전체]
대부분의 학생들은 하루에 논문을 어떻게 1개 이상 읽냐고 질문을 하지만 이는 애초에 틀린 대답입니다... 여러분들이 하루에 하나의 논문을 깊게 읽는다면 아마 좋은 논문을 고르지 않았다면 사실상 시간을 버리는 거나 다를바 없습니다 (그래서 선배들이 중요한거겠죠?). 저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논문의 제목, 초록, 인트로, 결론만 빠르게 스키밍해서 그 논문을 읽어볼지 말지 먼저 결론짓습니다. 이렇게 논문을 정해놓고 이를 잘 정리해두고 논문을 깊이 있게 읽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처음 논문을 읽고나서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논문을 읽고나서 다음을 정리해보는게 좋습니다.
카테고리 - 이 논문은 무엇에 대한 내용인가?
배경 - 이와 관련된 선행 연구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정합성 - 논문에서 어떠한 가정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했는가 또는 타당한가?
연구 기여 - 본 논문의 주된 기여 내용은 무엇인가?
표현의 명확성 - 논문이 잘 작성되었는가?
사실 이와 같은 내용은 일반적으로 논문을 작성할때 인트로 파트에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논문을 읽으면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배우면서 앞으로 작성할 논문을 연습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우리가 알아야할 것이 있습니다. 아까 말한 것과 같이 인트로에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좋은 논문일수록 논리과정이 올바릅니다. 그말은 좋은 저널을 읽으면 위에 정리가 명확하겠죠? 그래서 저는 저널을 보고도 이 논문을 읽을지 말지 결정합니다.
그렇다면 초록을 한번 같이 읽어봅시다. 초록은 다음과 같이 구성됩니다.
일반적인 배경 - 문제를 이야기 하기위해 빌드업을 합니다.
구체적인 배경 - 내가 풀고자 하는 문제를 조금더 명확하게 표현합니다.
리서치 갭 - 기존 연구에서의 한계점과 문제점을 보여줍니다.
제안하는 방법론 -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본 논문에서 주장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수치적인 결과 - 논문에서 나와있는 결과를 서술합니다.
논문의 영향 - 제안된 논문의 영향을 서술합니다.
다만, 이는 조금 다르게도 쓰입니다. 특히 저는 첫문장은 본 연구가 주장하는 문제가 무엇을 해결하기 위해서 제안되었는지를 먼저 쓰는 거를 선호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배경을 쓰는거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이후에 구체적인 문제와 리서치 갭을 언급하면서 다시한번 우리가 무엇을 제안했는지 흐름으로 초록을 작성합니다. 또한, 수치적인 결과는 가능한 디테일하게 쓰는것을 추천드립니다. 단순히 A 기법보다 우리가 좋다라고 한다면 당연히 읽는 사람 입장에서 읽고 싶지 않겠죠? 그리고 논문의 영향을 적기도 하지만 이는 공학논문스럽지 않아서 저는 가능한 빼는 추세입니다. 이는 주로 다학제 논문들의 초록이나 다른 분야에 저널에 많이 사용되는걸로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이제 같이 인트로를 읽어봅시다. 일반적인 인트로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문단 1 (일반적인 배경): 드론이 요즘 다양한 분야에서 많이 활용된다.
문단 2 (구체적인 배경 및 약한 문제점): 그런데 바람이 강한 상황에서 제어 성능이 효과적이지 않다. 이를 위해 새로운 알고리즘 개발이 요구된다.
문단 3 (기존 연구 소개): 연구자들은 드론의 제어 성능을 위해 PID, LQR, RL 같은 기법들을 제안해왔다.
문단 4 (리서치 갭): 그런데 xx을 고려하지 않았고, yy 이라는 가정을 하여 제어문제를 풀고 있다.
문단 5 (제안하는 방법론): 앞에서 언급한 기존연구들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해결하기 위하여, 이 논문은 xx을 고려하고, yy이라는 가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방향의 연구를 진행하였다.
문단 6 (논문의 기여점): 제안된 기법이 다른 논문과 차이점이 무엇인지 어떠한 장점을 가지는지?
문단 7 (논문의 개요): Section 2는 드론 모델링을 나타내고, Section 3은 제안한 방법론을 설명한다.
이렇게 여러분들이 논문을 잘 읽었다면? 아까 언급했던 질문들에 답을 할 수 있을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제 결정을 해야합니다. 이 논문을 더 읽을지 안읽을지를 말이죠. 이게 결정이 되었다면 우리는 일단 논문을 저장해두고 비슷한 논문들을 더 찾아봅니다. 이 논문의 레퍼런스로 적혀 있는 논문도 좋고 이 논문을 참조한 논문도 좋은 후보가 되겠죠. 이렇게 계속 읽다보면 여러분들은 주로 풀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이고 어떤 점이 아직 풀리지 않았는지를 알게 될 겁니다. 그정도가 되어야 여러분들은 이제 방법론을 읽을 수 있는 준비가 된겁니다. 참 쉽죠?
그렇다면, 논문을 어떻게 정리해야할까요? 논문 정리 툴은 정말 다양하게 많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프로그램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Mendeley (https://www.mendeley.com/)
Zotero (https://www.zotero.org/)
개인 폴더로 정리...
각자 자기 취향에 맞거나 아이패드와 같은 호환성을 고려해서 적합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다양한 방법을 써봤지만 그냥 폴더로 정리하는게 편해서 이 방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이렇게 논문을 분류하면서 정리하면서 우리는 더 깊이 있는 방법론을 공부할 수 있게 됩니다. 시간관계상 오늘 내용은 여기까지 이고 이후 Step 2,3에 대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